눈이 오면 /이재명 샤워한 좋은 기분으로 문을 나선다... 어라...? 콧잔등 위에 무엇인가.. 들러 붙었다.. 귓볼에도,이마에도,.. 눈 발인가 보다.. 건너 안산에도 정자에도 흰색을 입혀 주고 있다... 눈이 오면 옛날의 그 소녀가 늘 생각이 난다... 그 아이는 눈이 오면... 오빠~ 눈이 와... 하며 들을 건너 집으로 뛰어 들어와서 나를 채근하기가 보통이 였지... 안산으로 지퐁재로 뒷산으로 우린 지칠때까지 뛰어 다녔지... 잡지도 못하는 꿩을 따라 다니고 늘어진 소나무 지붕을 털기도 하며.. 개울가에 버들을 꺽기도하고 그것이 첫 사랑 기분이였던가 꽉낀 여름 교복이 아름답고 볼우물이 멋지던 그 아이는 지금도 행복 했으면.... 내려오는 눈발을 보며 빌어본다...
